한국인의 소울푸드 국밥
날씨가 쌀쌀할 때면 뜨끈하고 든든한 국밥 한 그릇 생각이 간절하다. 순대국밥, 뼈해장국밥, 장터국밥 등등 한국에는 참 많은 국밥이 존재한다. 가격도 저렴하고 영양이 높아 언제나 실속이 있다.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은 때에도 국밥집은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국밥집이 불황을 이기는 생존비결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 낮은 원가
- 가격경쟁력
- 높은 품질
- 고객만족
- 빠른 회전율
- 표준화된 시스템
- 분산된 수요
- 기술력
- 공간 혁신
- 확장성
낮은 원가 : 저렴한 재료
국밥에는 보통 저렴한 재료가 들어간다. 국밥은 옛 보부상들이 식은 밥을 따뜻하게 데워먹기 위해서 주막에서 제공하던 것이 국밥이다.
국밥의 대장 순대국밥이나 뼈해장국의 주 재료는 돼지인데, 비교적 저렴한 재료로 맛을 내서 국밥의 재료비는 높지 않다.
재료비를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매출의 28% 내외로 알려져 있으며, 인건비나 임대료가 추가로 지출된다.
가격 경쟁력 : 만원의 행복
나주곰탕이나 갈비탕처럼 탕이라고 불리는 식사는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국과 탕이 형제이자 친척인 것 같지만 본질은 조금 다르다.
탕은 양반들이 즐기던 고급 고깃국이며, 주로 재료는 소고기가 들어간다. 반면에 국밥은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콩나물국밥처럼 채소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국밥들은 대부분 가격대가 1만 원 내외로 형성되어 있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서민들도 부담 없이 한 끼 식사를 하기에 충분해 아주 친근한 장소이다.
높은 품질 : 맛과 영양
국밥이 가격이 저렴하기만 한 식사라면 우리나라에 수많은 국밥 마니아인 국밥충들을 양산할 수 없었을 것이다.
국밥의 인기 비결은 무엇보다 맛이 있다는 점이다. 오랫동안 끓여낸 각 국밥집들의 비법육수에 정갈하게 준비된 김치나 찬류가 입맛을 자극한다.
순대국밥의 경우 순대와 돼지머리고기, 돼지곱창류들이 골고루 섞어 들어가 있고, 뼈해장국에는 돼지고기 중에서 수요가 적은 돼지 등뼈가 들어가 있다. 이들 재료들은 가격은 저렴하지만 영양은 아주 뛰어나다.
고객만족 : 재방문
낮은 가격과 아주 좋은 맛과 영양으로 국밥집은 항상 인기가 있다. 날씨가 쌀쌀할 때면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국밥집은 붐비고, 한여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열치열을 외치며 즐겨 찾는 메뉴이다.
슈퍼마리오의 캐릭터인 쿠파는 사실 '국밥'에서 따왔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슈퍼마리오의 개발자인 일본인 미야모토시게루는 악당의 이름을 자신이 좋아하는 한식 이름인 국밥에서 따서 '쿠파'로 명명했다.
국밥집이 주는 만족감은 고객만족을 느끼게 하고, 어느덧 단골손님이 되어 국밥집을 재방문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렇게 또 한 명의 국밥충이 생겨난다.
빠른 회전율 : 높은 매출
판매자 입장에서 국밥집의 아주 큰 장점이 있다. 바로 회전율이 아주 빠르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로는 회전율이 빠른 업종은 면을 다루는 식당들이 회전율이 가장 빠르다. 냉면, 칼국수, 쌀국수, 라면 이런 종류들이 회전율이 빠르다.
또 한 가지로 자장면이나 짬뽕을 판매하는 중식당 역시 회전율이 아주 빠르지만, 국밥집 역시 이들 업종과 견줄 정도로 회전율이 아주 빠르다.
회전율이 빠르기 때문에 판매자가 실력을 갖추고 있다면 점심시간에도 2회전 이상 테이블을 회전시킬 수 있어,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표준화된 시스템 : 화구와 뚝배기
국밥집이 회전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소비자 입장에서 따뜻한 국밥을 식기 전에 후루룩 먹기 때문에 식사가 빠르게 이루어진다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면 테이블이 빠르게 회전될 수 있는 비결은 국밥집은 음식을 빠르게 제공하는 표준화된 시스템을 구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밥집에서는 손님이 도착하자마자, 물과 물 잔 그리고 간단한 김치류의 반찬을 제공한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묻는다. "어떤 메뉴로 드릴까요?" 소비자는 메뉴판을 보지만 사실 선택의 폭은 별로 없다.
국밥집은 전문화되어 있기 때문에 메뉴가 다양하지 않다. "순대국밥 특 한 그릇 부탁드립니다." 순대국밥 보통과 특, 그리고 순대만국밥, 돼지국밥 이 정도의 선택권 밖에 없다. 그리고는 주방에서 조리가 시작되는데, 이미 재료는 모두 준비되어 있다.
국밥그릇에 적당히 넣어서 화구에 올려놓기만 하면 이후에 별도의 손이 가지 않고 끓어오르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국밥집에는 전용 화구가 준비되어 있다. 일반 식당의 화구와는 다른 모습니다. 넓게 펼쳐진 화구에 국밥그릇을 순서대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주문부터 화구에 올라가는 순간까지 모든 과정에 시스템화되어 있다.
분산된 수요 : 언제나, 누구나
요즘 1인 가구가 증가 추세이다. 혼밥이 일상화된 요즘, 음식점에 따라서 혼자 오는 손님에게 우호적인 곳도,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김밥집과 더불어 국밥집의 경우에는 혼자서 먹는 한 끼 식사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국밥집은 1인 손님에게만 적합한 곳이 아니다. 고된 일을 끝내고 누구는 해장을, 어떤 이는 한 잔을 하고 싶을 때 국밥집에서는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 따끈한 국물은 보양식이 되기도 하고, 푸짐한 재료가 안주 거리가 될 수도 있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고요한 아침에도 콩나물국밥집 몇 군데는 영업하는 것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건강하고 든든하게 아침식사가 가능하다. 또한 밤늦은 시간에는 보통 뼈해장국집이 문을 연다. 안주가 부족한 이들을 위한 휴식처를 제공해 준다.
이렇듯 국밥은 반주를 위한 사람도, 해장을 위한 사람도, 혼자인 사람도, 여럿인 사람도 모두 소비자로 끌어들일 수 있는 사업적 장점이 있다.
효율화 : 뚝배기
전용그릇은 또 뚝배기에 제공된다. 요독 국밥집에서만 뚝배기를 볼 수 있는데, 뚝배기는 우리나라 선조의 지혜가 담긴 그릇이다.
아주 팔팔 끓어오른 뚝배기는 상당히 오랫동안 높은 온도를 유지한다. 해장을 하는 사람은 따뜻한 음식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
또한 반주를 하는 사람 역시 먹을거리가 오랜 시간 따뜻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고된 일상을 녹이기에 충분한 시간을 즐길 수가 있다.
공간 혁신 : 배달에 적합
바야흐로 지금은 배달의 시대이다.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 등 배달앱들이 발달해 있고, 누구나 집이나 직장에서 음식을 배달해 먹는다.
국밥의 경우 배달에 매우 적합한 음식이다. 면처럼 배달하는 동안 불어서 맛이 덜해지지가 않는다. 직장에서 먹는 경우 조리상태로 배달해서 먹는다.
하지만 집에서 먹는 경우 다른 선택지가 존재한다. 바로 비조리 주문인데, 비조리로 주문하면 집에서 가볍게 끓여서 먹을 수 있다. 다소 번거롭긴 하지만 맛은 더욱 좋다.
확장성 : 냉면, 만두, 돈가스
그렇다고 해서 국밥집이 만능인 음식점은 아니다. 뜨거운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으며, 여름에는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먹기가 다소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다. 또한 국밥은 매콤한 경우가 많은데 어린이가 먹기 부적합할 수도 있다.
국밥집은 수요를 확장하기 위해서 다른 메뉴를 추가적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냉면, 만두, 돈가스가 있다.
국밥집에서 냉면을 서비스하는 경우가 가장 강력한 조합이 된다. 여름에는 냉면을 겨울에는 국밥을 주력으로 하여 계절성을 극복하고 사계절 수요를 순환시킬 수 있다. 하지만 냉면 역시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로 쉽게 접근할 수 없다.
다음으로 가장 무난한 메뉴는 만두이다. 만두는 어려운 기술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곁들임 메뉴로 서비스하는 경우가 많다. 만두는 맵지 않고 가볍게 즐길 수 있어, 어린이가 먹기에도 부담이 없다.
마지막으로 돈가스이다. 돈가스를 국밥집에서 제공하는 것은 너무 연관성이 적은 것 같지만, 의외로 돈가스를 파는 국밥집이 많이 있다. 희한하게도 돈가스에서 파는 돈가스는 아주 맛이 있다. 아마도 정말 자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심지어 돈가스까지 판매해보는 전략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판매자와 소비자가 모두가 만족하는 아이템
요즘 생활물가가 너무 올라 사소한 지출을 하기에도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가벼워진 지갑 사정에 든든하고 맛있는 국밥만큼 서민의 애환을 달래줄 음식이 없다고 생각한다.
자영업자의 사정은 더욱 어렵다. 높아진 물가로 인해 재료비가 상승하고 인건비도 늘어났다. 그렇지만 아직 많은 수요가 있는 국밥집은 불황을 이겨내고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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